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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소식

리우올림픽 양궁 금메달 예약?
작성일
2016-05-09

치열한 과정 거쳐 태극궁사 6명 선발…전통 금밭 지키기 총력으로 활시위 당겨


대한민국 양궁은 세계 최강이다. 숱한 영광의 역사가 이를 입증한다.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빛 낭보를 전해왔다. 그동안 19개의 금메달로 종합 10위권 위상을 꾸준히 지킨 우리 선수단의 올림픽 선전을 진두지휘했다. 4년 전 런던에서도 한국 양궁은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목표도 뚜렷하다. ‘챔피언 수성’이다. 다만 목표치는 조금(?) 수정했다. 리커브 남녀 전종목(4개) 석권이다. 올림픽에는 컴파운드 종목도 함께 진행하는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과 달리 리커브 종목만 있다. 대회 때마다 2~3개씩 꾸준히 금메달을 챙긴 우리조차 4관왕은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다. 양궁 국가대표팀 문형철 총감독은 “주변국의 빠른 추격이 매섭지만 우리 자신이 먼저다. 철저히 준비해 리우에서 좋은 결실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양궁은 뿌리가 단단하다. ‘쓸 만한’ 선수가 없어 고민한 적이 없다. 선수층이 두껍고 유망주 육성 시스템이 남다르다. 여기에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선배들의 노하우와 노력이 뒷받침됐다. 대한양궁협회(회장 정의선)의물심양면 지원도 든든하다.


기나긴 선수 선발 여정의 끝,
리우올림픽 영광의 출발


‘올림픽 출전=메달리스트’ 등식을 입증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태극 마크를 다는 것도 어렵지만 올림픽에 출전하는 건 훨씬 어렵다. 올림픽 우승자가 2년 뒤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이후 차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장면은 아주 흔하다. 양궁은 매년 국가대표팀을 새로 구성하고 있다. 반년여에 걸친 긴 여정에서 생존해야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지난 연말 재야 선발전을 시작으로 4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선발전을 진행했다. 재야 선발전에서 통과한 선수들과 지난해 세계선수권 출전 멤버들이 3월3차 선발전에서 경합을 벌여 남녀 각각 8명씩을 뽑았다. 이렇게 선택된 16명이 태극 마크를 달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리우올림픽으로 가기 위한 최종 관문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6명이 1, 2차 평가전을벌였다. 4월 1일부터 5일까지 경북 예천에서 1차평가전, 15일부터 19일까지 대전 유성에서 2차 평가전을 펼쳤다. 여기서 올림픽 태극궁사 6명이 최종 확정됐다. 남자부는 김우진(청주시청), 구본찬(현대제철), 이승윤(코오롱)이, 여자부는 기보배(광주광역시청), 최미선(광주여대), 장혜진(LH)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탈락자 명단이다. 베테랑 궁사 오진혁(현대제철), 임동현(청주시청·이상 남자부), 강채영(경희대), 이특영(광주광역시청) 등 10명이 마지막 경쟁에서 미끄러졌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주기로 반복된 명암이 이번에도 갈렸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진혁은 부진한 경기력으로 고배를 마셨고, 김우진과 장혜진은 런던올림픽 선발전에서 나란히 4위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기보배도 런던올림픽 우승자였지만 역시 선발전 탈락으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선수가 아닌 방송 해설자로 참석했다.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각각 남녀 대표팀을 지도한 서오석 코오롱 감독은 “이러한 엄청난 경쟁을 지켜보는 게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정말 그때마다 어렵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2차 선발전 마지막 날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사선에 선 선수들이 쏜 마지막 발이 과녁에 박히자 현장을 찾은 기자들은 먼저 탈락자들을 주목했다. 역시 탈락한 제자들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넨 문 총감독은 “외국은 우리보다 더 난리가 날 거다. 늘 외신이 우리를 주목한다. (오)진혁이가 탈락했다고, 최근 좋은 성적을 낸 (강)채영이가 올림픽에 가지 못한다고한참 떠들썩할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동료와 선후배들을 껴안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격려와 위로를 주고받던 선수들이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서자 잠시 적막이 흘렀다. 오진혁의 한마디가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그의 눈가는 촉촉했고 뺨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그가 탈락하리라곤, 그가 울 수 있는 남자일 거라곤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으리라.


“손에 꼭 쥐고 있던 무엇인가를 내려놓았다. (워낙 평가전 성적이 좋지 않아) 머리로는 (탈락을) 알고 있었는데,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우리 실력 있고 자랑스러운 후배들이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들었으면 좋겠다.”


올림픽 태극궁사들을 선발하면서 리우올림픽을 향한 한국 양궁의 한 장이 끝났다. 이제 또 다른 페이지가기다리고 있다. 진짜 레이스다. 올림픽 엔트리 6명은 2차평가전 직후 태릉선수촌으로 이동했다. 단복을 맞추고 브라질 풍토병인 황열병 예방접종을 마쳤을 뿐 예전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하루 400~500발씩 화살을 쏘는 단조로운 패턴. 그러나 결전의 순간이 성큼 다가온 지금 마음이 결코 편할 수 없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된 기보배, 장혜진, 최미선, 김우진, 구본찬, 이승윤(왼쪽부터), 양궁은 리우올림픽에서도 금빛 낭보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사진=동아DB)
 
하루 400~500발씩 슈팅
결전의 날까지 감각 끌어 올리기


향후 일정도 빡빡하게 짜였다. 올림픽 이전까지 남은 국제대회는 두 차례. 올림픽 궁사들은 5월 9일부터 15일까지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열릴 양궁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가늠한다. 이어 6월 12일부터 19일까지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양궁월드컵 3차 대회에 나선다. 런던올림픽을 이끈 장영술 현대제철 감독은 “지속적인 대회 출전이 선수들의 감각을 끌어 올리는 데 큰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시뮬레이션도 알차게 준비됐다. 대표팀이 국제 감각을 끌어 올리고 돌아올 6월 중순 이후부터 최대한 올림픽 현장과 동일한 조건으로 국내(태릉선수촌) 훈련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양궁협회는 지난해 9월 리우 현지에서 열린 프레올림픽, 올 1월 상파울루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대표팀 측의 제안에 따라 하나부터 열까지 올림픽 시스템에 맞췄다. 12시간의 시차를 고려한 야간훈련은 물론이고 리우올림픽 양궁장 라이트 조도를 감안한 훈련도 진행한다. 사선과 표적의 높낮이도 역시 리우올림픽 현장과 비슷하게 꾸며질 계획이다.


문 총감독은 “양궁에서 나오는 올림픽 메달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우리 후배들이 올림픽 메달리스트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고, 관심의 냉·온탕을 오가는 기간이 짧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 양궁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