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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소식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세요
작성일
2015-10-29

[조금 특별한 아빠들의 육아 노하우] ③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요리, 성취감·소근육 발달 뿐만 아니라 편식 없애는 데도 도움돼

 

서툰 손으로 아이의 기저귀를 가는 아빠,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고 함께 놀아주는 아빠. 아빠들의 육아참여가 점점 대중화 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육아는 엄마 혼자 하는 것이 아닌 시대이다. 보건복지부도 일·가정 양립을 위해 아빠들의 육아참여를 독려하는 ‘육아하는 아빠가 멋있다-아이좋아 아빠좋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정책브리핑은 복지부와 공동으로 조금 특별한 아빠들의 육아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조금 특별한 아빠들은 복지부가 아빠의 육아 참여 활성화를 위해 출범한 100인의 아빠단에서 육아 초보 아빠들을 위해 다양한 육아경험을 알려주는 특별멘토들이다.


안녕하세요. 특별멘토라는 낯부끄러운 타이틀을 받은 강경훈입니다. 48개월 된 아들, 13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고요. 저 역시 프로, 육아왕, 달인이라기 보다는 아이와 함께 경험을 쌓고 있는 중입니다.


언제부턴가 부엌이 아이의 놀이터가 됐습니다. 냄비, 뒤집개, 거품기 등을 꺼내서 놀기 일쑤고 음식 재료도 너무 맵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게 아니라면 마음껏 경험하게 했습니다. 애가 조용하다 싶으면 어느 틈에 부엌에 와서 저렇게 그릇들을 모두 꺼내놓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 왔을 때 아이라 저렇게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으면 정신이 하나도 없죠. 아내에게 “집에서 뭐 했냐?”고 하지 말고 놀이에 동참하세요. 아이들은 그려러니 하시고 “같은 색깔끼리 모아보자!”, “손이 보이는 그릇(유리)만 모아보자!”, “어느게 가장 무거울까?” 등 추상적인 개념들을 익히게 하면 재미있더라고요.


밀가루도 좋은 장남감이자 교육 재료가 됩니다. 저는 무엇을 만들어보자고 하기 보다는 아이가 실컷 놀고 무엇을 만들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기도 직접 음식을 만들겠다고 떼를 쓰는 횟수가 늘면서 이 참에 아이를 요리에 참여시켜 보기로 했습니다.



매생이전 반죽인데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절대로 애 일 시켜먹는 것 아닙니다.


“아빠랑 요리할까?” 물었더니 “오케이~” 녀석이 무처 신났더군요. 그동안 위험하다고 두세발 떨어져서 보기만 했는데 직접 한다니 얼마나 설레었을까요. 굴라쉬라고 하죠. 토마토가 들어간 양식집 야채스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안전’ 반드시 주의시켜야


정교한 움직임이 어렵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를 데리고 요리를 할 때에는 꼭 안전을 챙겨야 합니다.


아이용 칼은 제과점에서 주는 케이크 칼입니다. 도마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을 선택합니다. 또 불을 쓸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이 때에는 조금 떨어진 곳에 의자를 갖다 놓고 그 위에 서서 프라이팬을 보게 합니다.


채소를 직접 써는 것만으로도 녀석은 무언가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표정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요리를 하는 것은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외에도 요리는 여러 모로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요리의 교육효과


먼저 재료를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칼질을 하면서 소근육을 발달할 수 있습니다. 또 다치지 않고 알맞은 크기대로 잘라야 하므로 집중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맛이나 촉감을 물어보면 아이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게 됩니다.


‘많다’ ‘적다’ ‘크다’ ‘작다’의 기초적인 수학 개념을 비롯해 1, 2, 3, 4, 5…숫자를 익힐 수도 있고요. 먹고 싶은 것을 해서 먹기 위해서는 그만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애착이 생겨 편식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요리를 할 때 몇가지 지켜야 할 게 있습니다. 대부분은 어른이 하더라도 아이에게 맡긴 일은 아이를 주인공으로 대우해 줘야 합니다. 부모는 도와줄 뿐이죠. 시범으로 감자를 깍둑썰기한 다음에 “이렇게 잘라 보자!”고 하면 아빠가 한 모양과 다르기 때문에 실망을 하게 됩니다. 그럴 때 “오호~이건 우리집 작은 네모 블록 닮았는데, 이건 눈사람 모양이네.” 등으로 아이가 만든 결과물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줘야 합니다.



먼지 난다고 그렇게 말려도 자기가 우겨서 저렇게 모자를 쓰더니 5분도 안 돼 답답하다고 벗어 던지긴 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요리를 할 때 꼭 모자를 씁니다. 큰 식당에 가서 요리사 모자를 쓴 쉐프들이 인상깊었던지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모가 만들어 준 커다란 양말을 뒤집어 쓰고 오더니 “요리사 모자에요.”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요리할 때 만큼은 꼭 아이를 ‘요리사님’으로 칭합니다. 재료손질을 시킬 때도 “요리사님, 이건 요리사님이 해주세요. 아빠는 못하겠어요.”라고 말하면 아빠를 도와주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굴라쉬를 만들어 봐요. 아이와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전날 거의 대부분의 재료를 준비해 놔야 합니다. 굴라쉬에 들어가는 재료는 쇠고기, 양송이, 파프리카, 토마토, 양배추, 양파, 감자, 당근, 샐러리 등입니다.


- 쇠고기: 아이가 먹기 좋게 안심으로 준비합니다. 만들기 전날 1시간 정도 물에 담가 핏물을 뺀 뒤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해 놓습니다. 어른 새끼손톱 정도 크기로 깍둑썰기합니다.


- 파프리카: 씨를 뺀 뒤 길게 4등분합니다.


- 양송이: 둥근 갓의 한쪽을 미리 조금 잘라 눕혔을 때 굴러다니지 않게 합니다.


- 감자, 당근: 쇠고기 굵기 정도로 길게 썰어 놓습니다.


- 양배추: 한 잎씩 뜯어 씻은 후 물기를 뺀 뒤 길게 잘라 놓습니다. 잎은 떼고 줄기에서 굵은 섬유질을 제거해 놓습니다.

요리사 모자를 쓴 아이가 식탁 의자에 앉으면 본격적인 재료손질이 시작됩니다. 파프리카, 양송이, 감자, 당근, 양배추, 샐러리 등은 손톱 크기로 한 번씩 자르는 것을 보여 줍니다. 아이가 채소를 다듬는 동안 아빠는 고기를 자르고 양파와 마늘을 준비합니다. 양파 역시 손톱크기로 마늘은 다져 놓으면 됩니다.




아빠와 함께 굴라쉬에 넣을 채소를 자르고 있는 모습. 빈 쟁반이 채소로 가득차니 점점 뿌듯해하네요.
 

토마토 껍질 벗기는 것은 아이가 참 신기해하는 과정입니다. 토마토는 밑에 열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낸 뒤 끓는 물에 20초 정도 담그면 잘 벗겨집니다. 깊이가 깊은 솥(냄비가 너무 가벼우면 쏟아지기 쉬워요)에 껍질 벗긴 토마토를 넣은 후 아이에게 마구 짓이겨 보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물컹한 느낌 때문에 꺼리다가 누를 때마다 토마토 살이 으깨지면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는 것을 즐기게 됩니다.
 

이제는 불을 쓸 차례입니다. 아이를 멀리 떨어지게 한 다음에 솥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 양파를 볶습니다. 그 뒤에 불을 줄인 후 고기와 준비한 채소, 월계수잎을 넣어서 볶습니다. 이 때 소금과 후추를 조금 뿌립니다.


얼추 볶아졌으면 아이가 으깬 토마토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은 후 재료가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끓입니다. 감자에서 전분이 나오면서 국물이 조금 걸쭉해집니다. 팔팔 끓으면 불을 줄이고 버섯을 넣어 줍니다.


요리 도중에 아이의 느낌을 끊임 없이 표현하게 하세요. 깍둑썰기 해 놓은 재료를 일렬로 길게 늘어 놓더니 “세상에서 제일 빠른 KTX”라며 장난을 치더군요. 또 토마토 껍질 벗길 때 어떤 것 같냐고 물었더니 “토마토가 더운가봐요, 옷을 벗었어요.”라고 말하고. 채소를 볶으면 수분이 나오는데 보라고 하니 “어? 채소들이 쉬야를 했나? 아니면 뜨거운 데 있었더니 땀이 났나?” 같은 생각지도 못한 표현을 합니다.


요리가 완성되니 바로 엄마한테 달려가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 “아빠랑 같이 엄마 드리려고 만든 요리에요. 엄마 제일 먼저 드세요.”, “엄마, 먹고 싶은거 있으면 얘기해요. 내가 다 만들어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