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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소식

‘쇼핑의 천국’ 상파울루 리베르다데 전통시장
작성일
2014-06-24

관세·세금 일절 없어…커피로 유명해 500그램 1봉지 1만원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에 있는 리베르다데 시장. 여느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그중에서도 커피의 나라답게 커피가 제일 유명하다.


브라질의 행정수도는 브라질리아이지만 최대 도시는 상파울루다. 상파울루는 브라질뿐 아니라 남미를 통틀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상파울루라는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제자 바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1554년 포르투갈 출신 예수회 선교사가 정착한 것이 도시 역사의 시초다. 상파울루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리우데자네이루에 가려 있었지만 이후 이민자가 몰리면서 세계적 도시로 성장했다.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를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경기장에서 치른다. 상파울루에는 한국 교민 5만여 명이 산다. 코린치안스 경기장에서도 ‘대~한민국’을 기대할 만하다.

해발 800미터 고원에 자리한 상파울루는 도시 규모에 비해 명소나 유적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여러 인종이 어우러져 사는 만큼, 다양한 문화는 그 자체로 볼거리다.

브라질 전체 설탕 생산량의 62퍼센트, 커피의 33퍼센트, 수출과일의 50퍼센트가 상파울루에서 생산된다. 상파울루는 산업·금융·문화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농업분야에서도 넘버원이다.

월드컵 취재차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를 찾은 것은 4월 17일이었다. 3일 동안 코린치안스 경기장 등을 둘러본 뒤 주말을 이용해 상파울루 시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도시 남쪽에 자리한 리베르다데(Liberdade·자유) 시장이었다.

시장은 이름처럼 정말 자유로웠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열리는 시장에서는 옷·부엌용품·그림·액세서리·장식품·커피 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수공예 제품들이었다. 관세나 세금은 일절 없다. 사는 이도, 파는 이도 즐거웠다.

이곳은 ‘동양인의 거리’로도 유명하다. 한국·일본·중국 등 동양계 이민자들의 공동체가 형성돼 있다. 특히 초기 일본계 이민자들은 커피농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래서인지 시장 내에는 일본인 이민박물관도 있다.

향신료 매장엔 곶감 말리듯 작은 봉지 주렁주렁

세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다는 ‘차이나타운’도 눈에 들어왔다. 짜장면·탕수육 등을 파는 중국음식점도 있었다. 중국인뿐 아니라 아르헨티나·우루과이 등 인근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도 중국 음식점에서 허기를 달랬다. 인천 차이나타운에 온 착각마저 들었다. 은은한 향이 밖으로 풍겨나는 가게에 들어서니 온갖 커피가 진열돼 있었다. 500그램 원두커피 한 봉지 가격이 20헤알, 우리 돈으로 1만원쯤 됐다. “이 가격에 이 만한 커피는 흔치 않아요. 한국에 돌아가서 지인들에게 줄 기념품으로도 이보다 좋은 게 없죠.” 길잡이의 설명이었다.

허겁지겁 스무 봉지를 비닐쇼핑백에 담았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다 보니 꽤 무거운 데다 부피도 만만치 않아 후회됐다. 한국에 돌아온 뒤로도 ‘후회’는 계속됐다. ‘딱 열 봉지만 더 사올 것을….’

브라질 사람들은 단 음식을 좋아한다. 그래서 과자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투명한 아크릴상자에 과자를 담아 두고 팔았다. 색깔에 따라 가지런히 진열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향신료 매장도 발길을 사로잡았다. 작은 봉지에 담긴 향신료가 가게 입구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퍽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늦가을 우리네 농촌에서 곶감을 말리는 것 같았다.



 
숯불에 통째로 구워 파는 양고기. 좀 징그러운 것 같기도 하지만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두어 시간 돌아다녔더니 시장기가 돌았다. 샌드위치·소시지 같은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일단 ‘후보’에서 제외했다. 유독 손님들로 붐비는 한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다. 양고기를 숯불에 구워 파는 집이었다. 만장일치, 일행은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볼 때는 좀 징그러운 것 같았지만 한 점 잘라 입에 넣어 보니 맛이 고소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와는 또 달랐다.

부활절 연휴 기간이어서일까. 해질녘이 다 돼 가는데도 시장은 여전히 인파로 크게 붐볐다. 가만히 서 있어도 에스컬레이터를 탄 듯 떠밀려 갔다. 걸어 다니면서 한참 동안 ‘몸싸움’을 하고 나니 브라질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일행 중 누군가가 해준 말이 생각났다. “소매치기, 조심하세요.” 얼른 뒷주머니를 만졌다. 지갑은 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승합차에서 ‘지갑 이야기’를 했더니 길잡이가 웃었다. “브라질 치안이 한국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 사람들 착해요. 30년째 살고 있는데 한 번도 그런 일 당한 적이 없거든요.”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