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프랑스 르아브르대학교에서 개최된 한류 학술대회
분류
5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4-12-01

지난 11월 14일(금) 프랑스 르아브르(Le Havre) 대학교에서 ‘한류 또는 한국의 물결: 15년의 평가’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르아브르는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대서양에 면한 항구 도시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르아브르대학교 한국 담당 최은숙 교수가 주최하고 르아브르대학교가 후원하였다. 르아브르대학교 교수인 Paulina Travert와 Philippe Vidal이 각각 오전과 오후 진행을 맡아 시작된 학술대회에는 연구자들을 비롯하여 르아브르대학교 재학생과 한류에 관심 있는 이들이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르아브르대학교 한류 학술대회 포스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르아브르대학교 재학생 Herenui Maretto이 발제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발제자는 ‘한국의 게임과 e-Sports’라는 주제로 한류에서 비디오 게임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국적인 요소가 없는 게임을 과연 한국의 문화(상품)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90년대 말 PC방을 통해 온라인 게임이 큰 인기를 얻으며 게임 산업이 성장했지만, 스타크래프트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적인 요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피시방, 단체로 즐기는 게임, (전문) 플레이어의 연습 등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수성이 게임 산업에 침투하면서 한국만의 독특한 e-Sports 문화가 탄생하게 되었으며, 게임을 향유하는 방식이야말로 전 세계 게임 유저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게임 산업의 진정한 ‘수출품’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류 학술대회 모습>
 
보르도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강미란 연구자는 '프랑스 시장에서 한국 만화의 현황'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였다. 특히 발제자는 한·중·일 등 아시아권 만화를 총칭하는 말로 여전히 일본의 ‘망가’가 사용되고 있으며, ‘만화’라는 용어는 아직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통용되고 있음을 밝혔다. 90년대 말부터 프랑스 시장에 조금씩 선보인 만화는 2003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되면서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다. 발제자는 2003년부터 SEEBD(한국 만화전문출판사)가 파산한 2008년까지가 프랑스에서 ‘한국 만화의 황금기’라고 덧붙였다. 또한 K-Pop, 드라마처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와 달리 만화는 번역자, 출판사, 배급사 등의 매개자가 필요하며, 매개자의 부재로 인해 프랑스 내 한국 만화의 보급은 현재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최은숙 교수는 ‘북한에 부는 한류 열풍’에 대한 연구 내용을 소개하였다. 북한은 1990년 식량난을 겪으며 중국과 인접한 국경 도시를 통해 밀수와 암시장이 성행한다. 여기에는 식량뿐만 아니라 CD, DVD 등의 형태로 한국의 드라마 등 문화상품이 북한 내부로 유입된다. 북한의 한국 문화상품 침투는 선전활동으로 피로해지고 외부 세계에 호기심이 생긴 북한 사람들의 욕망과 맞물리며 한류의 (은밀하고 불법적인)확산으로 연결된다. 특히 드라마, 영화, 쇼 프로그램 등 문화상품을 통해 한국을 접한 북한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이 더 번영하고 자유롭고 발전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최 교수는 “문화 상품을 통한 한국과 북한의 만남이 적어도 문화적 관점에서는 서로 가까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한류의 영향으로 북한사람들이 탈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북한 사람과 북한 사회에서 한류의 효과를 분석하였다.
 
그 밖에도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의 Adams Bodomo 교수는 아직 많은 연구자가 다루지 않은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통해 아프리카 청소년이 한국 문화를 수용하는 방식을 소개하였으며, Stephane Thevenet는 1992년 트렌디 드라마의 시작부터 홍콩영화와 일본 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90년대 한국 드라마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다음은 최은숙 교수와의 일문일답

통신원: 어떤 계기로 이번 한류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최은숙 교수: 중국과 일본에서 한류라는 말이 등장한 것이 벌써 15년이 되어 갑니다. 오랜 시간 전 세계 여러 학회에서 한류에 관한 주제로 많은 발표를 했었습니다. 일부는 ‘한류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지만, 한류는 지금 위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한류에 대한 중간 평가를 통해 한류의 현주소를 알아보고자 이번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통신원: 교수님의 북한 내 한류 현황에 관한 연구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습니다.

최은숙 교수: 우리는 한류를 연구하면서 ‘한국 문화의 세계화’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합니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정작 북한 내 한류 연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연구는 아직 미비한 편입니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고 한국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고 사회문화적으로 서로를 가깝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구를 해 오신 다른 연구자도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그래서 2011년 이후 북한을 탈출하신 탈북자를 대상으로 41명의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으며, 20명의 심층 인터뷰 대상자 중 7명과의 인터뷰를 마친 상태입니다.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탈북자분들과 직접 연락을 취할 수 없다는 점과 탈북자분들의 여러 문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 내 한류 연구가 우리 민족을 좀 더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연구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통신원: 르아브르대학교 한국 전공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한류의 영향이 한국 전공 선택에 있어 영향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최은숙 교수: 르아브르대학교 한국 전공은 동양학과에 속해 있습니다. 동양학과에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러시아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이렇게 6개 전공이 있습니다. 서양학과에는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6개 전공이 있습니다. 르아브르대학교에서는 전공과 무관하게 외국어를 필수로 선택해야 합니다.
 
대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진로를 고려해서 언어만 전공하는 것보다 본인 전공과 외국어를 함께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본인 전공 이외에도 외국어를 따로 선택합니다. 현재 동양학과에서 한국어 선택 학생 수는 72명으로 아랍어 168명, 일본어 120명에 이어 3번째입니다. 그리고 한류가 전공 선택에 영향을 미친 건 대략 5년 전부터입니다. 4~5년 전에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K-Pop을 좋아하거나 드라마와 음악 모두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