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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엘리자베스 음악 콩쿠르를 놀라게 한 한국인
분류
5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5-05-12

벨기에 불어권 공영방송 채널인 Le deux는 2015년 5월 9일과 10일 양일에 걸쳐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연주자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 ‘Le Mystère Musical Coréen’을 방송했다. 75분짜리 이 다큐멘터리는 벨기에 프로듀서 Thierry Loreau와 Pierre Barré가 2012년에 벨기에, 독일, 한국을 방문 취재해 만든 작품으로 현재 브뤼셀에서 진행 중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Reine Elisabeth Concours) 기간에 맞추어 재방영된 것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작곡 네 분야가 해마다 돌아가며 진행되는 세계 3대 클래식 음악 콩쿠르다. 2015년 올해는 바이올린 부문 콩쿠르가 진행되고 있으며, 5월 10일 세미-파이널리스트가 발표됐다. 총 24명의 진출자 중 한국인은 5명. 최다 진출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자국 벨기에 연주자가 단 한 명도 진출하지 못했고, 클래식 음악의 수도라 일컬어지는 독일 출신 연주자도 단 2명만 이름을 올렸다.


이런 현상은 벨기에 언론에겐 익숙한 풍경인 듯하다. 공영채널 RTBF가 홈페이지에 세미-파이널리스트 리스트를 보도하며 이런 문장을 더한 것을 보면 말이다. “이번에도 예상대로 한국이 가장 선전했다.” 
2000년대 전까지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가 수상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2005년부터 점점 수가 늘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경우 2010년엔 총 12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5명이 한국인이었으며, 2011년엔 콩쿠르 역사 최초로 아시아인인 한국인 홍혜란 씨가 성악 부문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에 열린 성악 부문 콩쿠르에서 다시 한국인 성악가 황수미 씨가 우승을 차지, 한국 음악가들의 저력을 증명했다.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세미-파이널리스트를 발표하며 한국의 선전에 대해 보도한 RTBF 사이트 - 출처: www.rtbf.be
 
벨기에 공영방송을 통해 전파를 탄 특집 다큐멘터리 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됐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한국인들이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도대체 무슨 교육을 받는가?” 취재진은 가장 먼저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과 음악원을 찾는다. 여러 교수, 학생을 인터뷰하면서 음악 뿐 모든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와 한국 학생 특유의 성실성에 대해 보도한다. 여기에 감정적인 기질, 가무를 즐기는 문화 등 한국의 전통이 더해져 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꽃피었다고 해석한다.

어릴 때 벨기에로 입양되어 뮤지션으로 성장해 현재는 한국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는 드니 성호의 입을 빌어 이런 분석도 내놓는다. “한국 사회에는 2위를 위한 자리가 없다.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하다. 또 한국은 작은 나라다. 수출할 자원이라곤 ‘사람'이 전부라는 인식이 오래부터 있어 왔기에 교육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다.”




특히 한예종 음악원의 일본인 바이올린 교수 코이치로 하라다 씨는 일본 연주자와 한국 연주자를 비교하며 “일본 연주자들은 조직적이고 잘 정돈된 느낌이지만 소극성 때문에 자신 안의 열정을 펼쳐 보이지 못한다. 반면 한국 연주자들은 무척 열정적이고 자기를 드러내 보이는데 주저함이 없다. 서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놀라운 재능을 목격한 적이 많다.”로 평했다. 뒤이어 뮌헨을 방문한 취재진은 독일 최고 음악 대학교인 뮌헨 음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학생들을 차례로 만난다. 독일은 바흐와 베토벤, 바그너와 브람스의 나라다. 한마디로 클래식 음악의 수도이며, 그 중에서도 뮌헨 음대는 그들의 자존심 그 자체다.

“통계가 말해준다. 한국 학생이 해마다 늘고 있다. 현재만 해도 총 50여 명의 한국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라는 대학 측의 분석과 뮌헨 음대 소속으로 세계 클래식 음악 콩쿠르를 평정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간군 학생의 사례, 또 뮌헨 음대에서 바이올린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미경 교수의 인터뷰 등을 다양하게 소개했다. 특히 이미경 교수는 198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5위를 차지해 벨기에와 인연을 맺은 연주자다.



취재진은 마지막으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각광을 받거나 수상을 한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을 차례차례 인터뷰하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이기는 자신들만의 비법을 보여준다. 경쟁 상황에 이미 많이 노출되어봤기에 마인드 콘트롤을 더 잘할 수밖에 없게 된 한국인의 특수성을 설명하면서 콩쿠르 이후에도 유럽의 여러 오페라 하우스나 국립 극장에서 연주회를 이어가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출신 선배 한국인 연주자들의 모습도 소개한다.
 

벨기에의 저널리스트 Martine D.Mergeay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이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한국 학생들은 벨기에 학생들만큼이나 서양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으며 성장합니다. 학교에서 정규 과정으로 배우는 건 물론이죠. 거기에 음악 전공생들의 경이로운 노력과 성실성, 좋은 교육 환경이 더해져 이런 결과를 내는 것이에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 연주자들을 만나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5월 25일부터 30일까지 결선을 치르고 최종 수상자가 발표된다. 수상자들은 6월 1일부터 10일까지 벨기에 전국 각 도시를 돌며 리사이틀 연주회를 펼칠 예정이다. 그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해도 한국인 연주자가 함께하기를 응원한다. 
 
※사진 및 자료출처: http://www.rtbf.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