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작가 페르난도 산 바실리오(Fernando San Basilio), 한국의 ‘카페 문화’ 주제로 한 작품 펴내
흔히 커피의 본고장이라고 하면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커피 애호가들이 즐겨마신다는 에스프레소가 유래한 곳이기도 하고, 괴테와 피카소와 같은 대문호, 화가들을 중심으로 ‘카페문화’를 꽃피운 곳도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역시 ‘카페문화’가 발달돼 있다. 카페 솔로(Café solo에스프레소)나 꼬르따도(Cortado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섞은 커피) 한잔으로 이른 아침을 깨우고 한적한 오후 시간이나 저녁시간에도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명 예술가들이 단골로 다녔다는 카페서부터 한 자리서 100년 넘게 커피를 팔아온 유서있는 카페들도 여럿된다.
그런데 ‘카페문화’의 본고장에서 나고 자란 스페인 작가가 한국의 ‘카페문화’를 주목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모카라떼, 프라푸치노 등 그 종류만도 다양하고 전문 바리스타가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며, 한 골목에 3~4곳의 커피 프랜차이즈점이 들어서 있는 한국의 커피 시장. 마드리드 출신 작가 페르난도 산 바실리오(는 커피 전문점만 1만 5,000개에 달할 만큼 불황 속에서도 꺼질 줄 모르는 한국의 ‘커피 열풍’에 매료됐다. 그는 최근 펴낸 소설
<서울 번화가의 골목을 스케치한 듯한 작품의 표지 - 출처: www.impedimente.es>
‘커피’로 한국사회를 들여다보다
‘면밀한 관찰가’란 평을 받는 작가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실존에 가까운 구체적인 인물 설정을 통해 가상이지만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영국의 신발 브랜드 닥터마틴(Dr.Martenes)에서 초록색 워커를 막 구입한 연세대학교 작업치료학과 재학생 이재은, 커피를 포함한 명품 등 다양한 소비재와 관련한 뇌신경 전문가 유종상, 커피 국제 축제에 참가한 Fernandez 등 작품 속 인물들은 그 누가 특정 인물이라 할 것 없이 모든 장면에서 배제할 수 없다. 페르난도 산 바실리오가 한국의 커피 사랑을 소설의 소재로 선택한 건 정말 우연한 계기였다. 몇 년 전 서울서 열린 <국제커피축제>에 참가한 그는 유럽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한국의 커피, 카페 문화에 완전히 매료됐다.
특히 한 회사 건물 안에 3곳의 프랜차이즈 카페 전문점이 들어서 있는 풍경과 카페에 종업원과 바리스타가 구분돼 있는 모습은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그 순간 이 ‘특이한’ 한국의 문화를 좀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예정돼 있지 않았던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머무르게 된 이유에 대해 “분단국가로서 갈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봄이면 화사한 벚꽃이 만발하는 이 이국적인 나라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소설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 가상의 이야기인 동시에 한국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에 해답을 주는 일종의 연구결과 같은 역할도 한다. 가령 “한국에는 왜 그토록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있는지”, “왜 한국인들은 열정적으로 비싼 커피를 소비하는지”, “왜 한국의 커피 전문점들은 외국 이름을 따르는지” 등 한국의 소비문화와 체질에 관한 해석은 독자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작품의 출간과 동시에 여러 언론과 평론매체들은 소설의 특이한 주제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작가의 시각에 주목하는 듯하다. 스페인 발렌시아의 지역 매체인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매체인 ‘Valencia Plaza’는 “내 프라푸치노 어디있어?”라는 제목으로
작가와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 출처: www.valenciapla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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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4월 출간된 작품은 최근 여러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한국의 유별난 커피 사랑과 소비문화가 문화가 전혀 다른 외국 독자들에게 조금은 과도하게 여겨질지라도 ‘케이팝의 나라’ 그 이상으로 한국사회의 이모저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선 반가운 작품이 아닐까? ‘카페문화’의 본고장인 이곳 사람들이 과연 한국의 ‘카페문화’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지 기대된다.
